'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 헤서웨이 회장이 많은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월스 트리트 저널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제프리 이멜트 GE회장 등 유수한 대기업 경영자들이 갖가지 회사 현안에 대해 버핏 회장에게 조언을 요청했고 대부분 그의 자문을 따랐다고 전했다. 이멜트 회장은 몇달 전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과 실적급 가운데 어느쪽을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버핏 회장이 살고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날아갔다. 버핏 회장은 단골식당에서 T본 스테이크를 함께 먹으면서 이멜트 회장에게 "당근은 관리자가 통제할 수 있는 결과와 직접 연계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톡옵션 대신 실적급을 택하라는 충고였다. 결국 이멜트 회장은 지난 9월 GE 최고경영자의 보수는 스톡옵션이 아닌 실적급에 바탕을 둔다고 발표했다. 게이츠 MS 회장 역시 오마하의 버핏 회장 단골식당에서 그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스톡옵션에 대한 버핏 회장의 충고를 들었다. 주식 내부거래 사건으로 피소된 마사 스튜어트 옴니버스 리빙의 전(前)경영자 마사 스튜어트도 버핏 회장과 식사를 함께 했다. 스튜어트는 "사람들은 버핏 회장을 만나기 위해 어디서건 기꺼이 온다"면서 자신은 버핏 회장과 가구 사업 등에 대해 한담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이미 디몬(뱅크 원),마이클 아이스너(디즈니),로버트 립(트래블러스),앤 멀캐히(제록스)등이 최근 수개월 사이 버핏 회장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버핏 회장 자신은 어떤 경영자와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절대 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내가 입이 무겁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