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14일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를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증오받는 사람으로 묘사하면서 미국은 중동정책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이같은 발언은 핵 개발 의혹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아직 완공되지 않은 아야톨라 호메이니 대사원에서 수만명이운집한 가운데 열린 기도회에서 "오늘날 미국의 중동정책은 실패했다"고 규정하고미국은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치욕스럽게 여겨지는 국가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슬람 세계에서 미국의 대통령(부시)과 시오니스트 정권의 총리(샤론) 이상으로 증오 대상이 되는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라크에서 내부의 독재자(사담 후세인)를 무너뜨리고 외부의독재자(폴 브리머 최고 행정관)로 대체했다"며 "미국이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을 지원했던 사실을 우리 모두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프간과 이라크인들이 미국에 가하고 있는 공격이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는 이란을 상대로 미국이 만에 하나 군사행동을 취할 경우 실수가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달 초 이란을 포함한 중동 국가들이 민주개혁을 위해 더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남의 나라의 주권과 가치관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 수호자인 양 착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하메네이는 "이란내의 미국 지지자들이 이슬람 지배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언론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며 개혁을 주창하는 일부 국내 언론에 강력한 경고를보내면서 개혁을 요구하는 세력에 대한 강경탄압 방침을 밝혔다. 이란의 중요 국정을 처리하는 데 있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이날 설교는 `미국에 죽음을'과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란 반미.반이스라엘 구호가 잇따라 터져나와 중단되기도 했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