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의 새 헌법 제정 전이라도 과도정부를 구성, 출범시켜야한다는 이라크와 국제사회의요구를 전격 수용, 이라크 주권 이양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후세인 추종 세력들의 공세가 한층 강화되고, 미국의 이라크전쟁에대한 국내여론도 더욱 악화돼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미군이 현지에서 철수하는방안마저 거론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13일에도 테러리스트들을 색출하기 위해 '쇠망치'로 명명된작전을 감행, 휴대용 로켓발사기 공격을 위해 사용되는 곳으로 추정되는 개인 소유의 염색 공장을 공습하는 등 대대적인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펼쳤다. ◇헌법 제정 전 과정 구성 요구 수용: 부시 행정부는 지난 수개월 동안 이라크과도정부 구성에 앞서 헌법 제정과 총선거 실시를 주문해 왔던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폴 브리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에게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을 지시, 사실상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요구를 수용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라크 국민이 영구적인 정부를 갖기 위해 영구적인 헌법과 선거가 중요하다"면서도 "권력 이양을 가속화할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며 이라크 국민은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헌법 제정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모돼야 한다는 우려를 인정, 이라크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같은 우려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이날 보수 성향의 변호사들을 상대로 행한 한 연설에서 이라크 국민은 새로운 민주정부를 구성하는데 있어 유엔의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이라크 국민의 자기결정을 인정했다. 아흐마드 찰라비 과도통치위원은 이와 관련, "지금 필요한 것은 이라크 국민이자체적으로 안보에 대해 더 많이 책임지는 것"으로 과도통치위원회에 이라크 안보에대한 통제권을 이양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과도통치위원회는 이날 다음달 15일까지 헌법제정과 선거실시 일정을 관장할 12인 실무소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실무소위는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인 가동에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통과된 결의 1511호는 과도통치위원회에 다음달 15일까지 헌법제정과 선거실시 일정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고있다. ◇후세인 추종세력 공세강화..미국내 여론 악화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주권 조기이양 방침에도 불구하고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의 공세는 한층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내 여론도 덩달화 악화되고 있다. 이날 이라크 북부에서는 군 호소차량 근처에서 폭탄이 터져 미군 병사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전날에도 바그다드 중부에서 폭탄 공격으로 미군 1명이 숨졌다. 또 최근 신설된 '7.4 교량' 후세인 추종세력들의 공격으로 다시 폐쇄될 위기에처했다고 미군 주도의 연합군의 한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이처럼 후세인 추종세력들의 공격으로 미군의 희생이 잇따르면서 이날 공개된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부시 대통령이 잘못된 가정하에 이라크 전쟁을 결정했다고 대답했다. 메린랜드대 '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PIPA)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성인 1천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포인트) 결과 이같은 결과가나왔다. 또 응답자의 87%라는 절대 다수가 부시 행정부가 전쟁 전 이라크의 위협을 가장했으며 84%는 미국이 결국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지난 5월 68%에서57%로 크게 떨어졌으며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미국 정부가 전쟁 전 이라크의 WMD 보유 사실을 더 확인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라크 미군 대규모 소탕작전: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달 들어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이날 수도 바그다드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쇠망치'로 명명된 대대적인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벌였다. 미군 대변인인 조지 크리보 중령은 이날 "지난 밤 연합군이 바그다드에서 대테러 작전의 일환으로 '쇠망치' 작전을 감행, 저항 세력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며 "앞으로 필요한 만큼 이 같은 대테러 작전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 작전의 일환으로 전날 저녁 바그다드 남부 사이디야에 위치한 한 개인 소유의 염색 공장에 대해 휴대용 로켓발사기 공격에 사용되는 곳이라며 아파치헬기를 동원, 파괴했다. 미군이 개인 소유의 공장을 공격하기는 처음이다. 북부 모술 인근에서는 3차례의 기습 공격으로 저항세력 용의자 11명을 검거했으며 전날에는 박격포 포탄 100발이 들어있는 무기 창고를 발견하기도 했다. 또 최근 수일동안 차량 단속을 강화해 1천㎏이 넘는 폭발물이 든 앰뷸런스 3대를 조기에 발견, 앰뷸런스를 동원한 테러리스트들의 새로운 야심찬 공격을 좌절시켰다고 미군 고위 대변인이 밝혔다. 한편 존 아비자이드 중부사령관은 이날 기자화견에서 이라크에는 현재 "위험한"후세인 충성세력이 5천명에 달하며 주로 바그다드 주변과 팔루자, 티크리트, 모술,키르쿠크에서 활동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런던.바그다드.모술 AP.AF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