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로마 가톨릭 주교들은 13일 주(州)정부들에 동성결혼 인정을 보류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압도적으로 승인했다. 이들 교회 지도자는 동성애자들을 불쾌하게 할 생각은 없으며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도 부당한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자신들에게는 "증인들에게 완전한 도덕적진리를 가르쳐 주고 동성간 성행위가 죄악이라는 가톨릭의 가르침을 확인시킬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를 초안한 위원회의 장인 조지아주 사바나 주교관구의 케빈 볼런드 주교는 12일 "결혼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동성결합은 결혼과 같은 게 아니라는 것을강하게 지적하지 않는 한 결혼은 계속 평가절하되고 잠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가톨릭주교회의(USCCB)는 지난 9월 결혼을 남녀의 결합으로 규정하도록 헌법을 개정하자는 데 대체로 지지를 표시한 바 있다. 로마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2세도 지난 여름 동성결혼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었다. 버몬트주는 남성들 간의 결혼을 허용하고 있고 캘리포니아주와 하와이주는 동성부부들에 약간의 경제적 혜택을 베풀고 있다. 캐나다의 2개 주는 최근 남자동성애자의 결혼을 합법화했다. 지난 여름 게이 인권단체들은 최고법원이 남성간 성행위 금지를 위법이라고 판결함으로 큰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주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하이츠의 유권자들이 동성부부 허용안을 승인한 바 있다. 주교들은 이 성명서를 찬성 234,반대 3,기권 3표로 승인했다. 초교파 게이옹호단체인 '소울포스'(영혼의 힘)는 성명서가 '혼란스럽고 유해하며 영적으로 포악한 것'이라며 "이런 영적 폭력이 커다란 아픔과 고통과 심지어 사망에도 이르게 한다는 것을 가톨릭 교회는 언제나 알게 될까"고 힐난했다. '남자와 여자 사이:결혼과 동성결합에 대한 질의응답'이란 제목의 이 성명서는결혼을 '남녀의 일평생 결합'으로 규정하고 동성부부의 결합을 인정하는 것은 결혼의 본질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