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자국의 핵개발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경우 국제적인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13일 경고했다. 알리 아크바 살레히 이란 IAEA대사는 이날 IAEA가 다음주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회부를 결정할 경우 유엔의 강력한 제재조치로 이어질 소지가 있으며, 이 문제로 자칫 국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살레히 대사는 또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지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남아있다고 지적, 또 다른 선택을 취할 가능성이 있음을내비쳤다. 그는 특히 "이란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많으며, 많은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외교소식통들은 이란이 핵의혹 시설에 대한 불시사찰을 허용하기로한 종전의 합의를 철회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은 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의혹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데 대해 이란의 숨겨진 활동에 대한 우려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IA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소량의 플루토늄 생산 등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하는 수많은 비밀 실험을 한 혐의는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증거는 없으며 이란의 협조와 개방에 대해 감사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IAEA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곧바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미국과의 충돌을 야기했다. 미국은 앞으로 10년이내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해 이스라엘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샤하브-3 미사일에 이를 장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존 볼턴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IAEA 보고서는 "믿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우리는 보고서에 대해 매우 조용히 대응해야 한다"며 "이란이 과거에는 핵 프로그램을 숨겼을지 몰라도 최근에는 실질적으로 IAEA와제대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IAEA의 보고서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일부 세력이 우리를 적대적으로 상황을 몰고가려는 가능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오는 20일로 예정된이사회에서 정밀 검증을 거치게 되며 이란이 NPT를 어긴 것으로 나타나면 이 문제는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가게 된다. 미 행정부에서는 IAEA 이사회가 보다 강력하고 단합된 입장을 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보고서가 최악의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일부만을 공개함으로써 혼란을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마크 고즈데키 IAEA 대변인은 보고서의 결론이 잘못됐다는 미국측 주장에 대해 "우리는 그 보고서를 지지한다"고 반박했다. 유엔 산하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 수행을 위한 준비회의는 미국에 의해핵무기 개발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은 지체없이 NPT 추가협정에 서명하고 CTBT를 비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런던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부장으로 이란과의 협상에 참여했던 비확산 전문가 개리 새모어는 농축과 핵연료 처리와 관련된 모든 기술은 평화적 또는 군사적 목적으로 동시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빈 AP.AFP=연합뉴스)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