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눈부신 협력 강화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이 양국 연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佛紙 르몽드가 보도했다. 르몽드는 12일 프랑스와 독일이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통합을 가능케 할 佛-獨연합 계획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헌법 제정을 앞둔 전술적 측면과 ▲향후 양국 공동 정책 시행 측면의 2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내년 봄 유럽연합(EU) 확대를 앞두고 회원국간 이견으로 유럽헌법 제정이 난항을 겪자 EU확대 시도가 실패할 경우 양국이 독자적인 연합을 창설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전술적 측면을 넘어 외교, 국방, 경제, 사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양국의 공동정책 시행 가능성이 정부 고위층과 정치권에서 모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양국이 대폭적인 협력강화를 모색하게 된 데는 이라크전쟁, 자크 시라크프랑스대통령 및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의 재선, 양국이 공통적 경제.사회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인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이라크 전쟁 때 반전 진영을 주도했던 양국은 미국에 대항한 공동 외교 가능성을 발견했으며 이로써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됐던, 대미 불-독 동맹에 대한 금기가깨졌다고 르몽드는 분석했다. EU 확대를 앞두고 중동구의 EU 가입 후보국들이 이라크 전쟁 때 미국편에 선 것도 불-독 동맹의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그러나 불-독 연합은 아직까지 원론적이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을 뿐양국이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르몽드는 말했다. 양국 국민이 이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며 특히 독일에서는 강력한 우방인 미국을 등지고 프랑스와 관계를 강화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고이 신문은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 2000년 니스 정상회담 때만 해도 EU 주도권을 둘러싸고심각한 대립상을 노출해 지난 50년 동안 유럽통합운동을 이끌었던 양국 협력이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양국은 9.11테러, 이라크 전쟁 등 급격한 국제정세 변화 와중에 올해초쌍무 협력조약인 엘리제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으면서 양국 정기 합동국무회의 개최,자국 거주 상대국민에 대한 이중국적 부여, 공동 해외공관 설치 등 극적인 협력강화방안에 합의했다. 또 최근에는 EU 정상회담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국내 현안을 이유로 조기 귀국한슈뢰더 총리를 대리해 양국 협력의 절정을 과시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