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9일 치러진 총선거 (중의원 선거)에서 단독 과반수를 크게 밑도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NHK방송이 이날 밤 11시 집계한 정당별 획득 의석수는 자민당 154석, 민주당 98석, 공명당 19석, 공산당 2석, 보수신당 1석, 사민당 1석, 무소속 6석 등이다.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은 과반 의석인 241석은 물론 지난 2000년 총선에서 얻었던 233석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어, 선거후 당과 정국에 걸친 고이즈미 총리의 장악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의 해산직전 의석이 247석이었다는 점에서, 선거결과 의석이 220-230석 사이로 나타날 경우,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자민당은 지난 1990년 이래 총선거에서 내리 4번째 과반수 획득에 실패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밤 TV 인터뷰에서 선거 전에 `자민-공명-보수 3당 연립정권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하야하겠다'고 언급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3당이 241석 이상을 획득하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인터뷰에서 3당 연합이 과반수를 얻을 경우 승리를 선언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은 승리다"라고 말하면서 3당 연합이 과반수가 넘는 252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의 민주당은 지난달 중의원 해산 직전의 137석과 비교해 40-50석 늘어난 190-200석 사이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돼, 자민당에 대항할 수권정당으로서 거듭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1천159명이 입후보해 전체적으로 2.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투표율은 60%를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산당과 사민당은 헌법수호 등 종래의 선거공약을 재삼 들고 나왔으나, 자민-민주로 상징되는 사실상의 양당체제 선거운동에 가려져 유권자들의 관심을 제대로 끌지 못했다. 특히 사민당의 도이 다카코 당수는 효고(兵庫)현 지역구에서 자민당 후보에 패해 낙선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고승일특파원 lhy@yna.co.kr ksi@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