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 테러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에서 8일 밤(현지시간) 테러로 인한 강력한 폭발이 3차례 발생,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테러는 자정께 각국 외교 공관이 모여있는 외교 지구에서 약 5㎞ 떨어진 리야드서부의 '알-무하야'주거단지에서 발생했으며 강력한 폭발에 이어 후속 폭발이 2차례 이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레바논인 3명, 수단인 1명, 인도인 1명 등 모두 5명이며 부상자는 99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는 아랍계 미국인과 캐나다인이 각각 3명 포함됐다고 병원 소식통이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테러가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로, 알-카에다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폭탄테러의 수법이 지난 5월12일 리야 드의 3개 주거단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와 유사하다"면서 "이는 이번 폭탄테러가 최근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는 알-카에다 조직에 의해 자행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당초 서방인들이 살고 있는 주거 단지 3곳에서 폭발과 총격이 일어났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주거 단지 1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정정했다. 어맨더 배트 국무부 대변인은 또 문제의 주거 단지에는 미국 외교관은 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폭발로 인해 미국인 1명이 다치고 1명의 소재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망자 수와 관련해 일부 방송들은 목격자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20여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고, 피해 건물의 관리자는 적어도 100명이 다쳤으며 이들은 대부분 부모들이 라마단 기간을 맞아 밤 쇼핑을 나간 뒤 집에 남겨진 어린이들이라고 전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폭발이 일어난 후 현장에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수 십대의 구급차 및 경찰차가 출동했으며 알-자지라 방송은 폭발이 일어나기 전 현장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전하고 병원에 입원한 부상자들을 시시각각 비춰줬다. '알-무하야' 단지는 200채의 빌라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4채에 독일인 2가구,프랑스인, 영국인 1가구 등 외국인들이 소수 입주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테러는 미국이 사우디 주재 자국 공관들에 대한 테러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이날부터 사우디 내 모든 공관의 업무를 중단한 가운데 발생했다. 영국과 캐나다, 호주도 이미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며 사우디로의 여행을 삼갈것을 자국 국민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영국은 이와 함께 바레인과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도 서방인 및 시설을 겨냥한 테러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며 현지의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리야드에서는 지난 5월12일에도 3개 주거단지에서 테러공격이 발생해 35명이 숨졌다. 사우디 당국은 이후 이슬람 과격분자들에 대한 대대적 검거작전에 나서 지금까지 수백명을 검거했다. 또 라마단 기간인 지난 6일에도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에서 2명의 이슬람 과격단체원들이 자폭했으며 리야드에서는 경찰과 무장 단체원들이 총격전을 벌여 무장대원 1명이 숨지고 경찰관 8명이 부상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