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환경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마곳 월스트롬 유럽연합(EU) 환경담당 집행위원은 6일 무려 28종의 화학물질이 축적된 것으로 드러난 자신의 혈액검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새로운 화학물질 규제법 시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월스트롬 위원은 이날 지난 1970년대에 사용 금지된 DDT를 비롯, 각종 중금속과 화학물질들이 검출된 자신의 피를 `화학물질 칵테일'로 부르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이 지금보다 강력한 화학물질 규제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롬은 영국 및 벨기에의 자원자 156명과 함께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이 가전제품과 카펫, 가구, 식품 등 가정용품을 상대로 실시한 77종의 화학물질 함유 실태 조사를 위해 자신의 피 40㎖를 영국 랭카스터 대학에 보내 이같은 분석 결과를 얻었다. 그 혈액에서 검출된 화학물질은 DDT를 포함한 각종 살충제와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PCB류, 그리고 난연제로 사용되는 PBDE류 등 세 분야 28종으로 밝혀졌다. 스웨덴 북부의 청정지역에서 성장한 월스트롬 위원은 몸에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오염물질이 축적됐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하고 "지금 아프지 않으면 괜찮은 것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이것이 사회 전체의 문제인지 등 수많은 의문이 생기지만 우리가 이 모든 질문에 답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롬 위원의 혈액을 분석한 리버풀 대학 독물병리학자 비비언 하워드는 월스트롬의 혈액 오염 정도는 "평균 수준"이라고 말하면서 이같은 결과는 "누구나 독성물질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물질은 어머니로부터 태내에 있는 태아에게, 또는 수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며 면역체계와 두뇌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롬 위원은 자신의 혈액 검사 결과는 EU 전역에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허가에 관해 더욱 강력한 안전 규제법이 시행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EU 환경당국의 계획은 막대한 비용 발생과 실직을 낳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업계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브뤼셀 AP.dpa=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