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암으로 투병하는 가운데서도 확고한 지도력으로 수습작업을 진두지휘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루돌프 줄리아니전(前) 미국 뉴욕시장이 뉴욕주 지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측근들에게 주지사나 상원의원 등 고위 공직 선거에 출마하라는권유를 받아온 줄리아니 전 시장에게 조지 파타키 현 뉴욕주 지사 등 뉴욕 지역 공화당 지도부가 뉴욕주 지사 선거에 나서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뉴욕 지역 일간지 데일리 뉴스가 6일 보도했다. 데일리 뉴스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3번째 임기를 맞고 있는 파타키 지사는4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마음이 기울었으며 자신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공화당 후보는당연히 줄리아니 전 시장이 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뉴욕주 지사 자리를 민주당에게 빼앗길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2006년에 벌어질 뉴욕주지사 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엘리엇 스피처 주검찰총장은 월가의 금융비리 척결로 인기가 높아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지지를얻고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측근인 토니 카보네티 씨는 데일리 뉴스 인터뷰에서 "현재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재선을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그는 언젠가 공직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이 마무리되면 자신의 문제에 역점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해 주지사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않았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2002년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격돌할 예정이었으나 전립선 암 진단을 받고 출마 의사를 접었다. 투병 중 9.11 테러를 맞은 줄리아니 전 시장은 결연한 의지로 복구 및 사후수습을 진두지휘했고 TV에 비친 그의 단호한 모습은 많은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는일약 영웅으로 떠올라 `미국의 시장(American Mayor)'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됐다. 줄리아니 시장의 인기는 지금도 계속돼 공화당의 정치행사에 단골 연사로 초청되며 부시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 기금 모금에도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