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대에서 줄곧 국제사회의 규탄 대상이 돼 온 이스라엘이 유엔 가입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자체 결의안을 유엔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정부 공보실은 `이스라엘 어린이들의 상황과 이들에 대한 지원'이라는 제목의 결의안을 이번 주 유엔 총회 산하 인권문제를 다루는 제 3위원회에 제출해 회람시키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팔레스타인 테러공격이 이스라엘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심각한 결과를 공개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테러 기반 척결과 테러범 법정 회부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스라엘은 제 3위원회의 회람을 거친 뒤 3주 안에 결의안을 정식 상정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의 결의안은 지난주 유엔에 제출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고통에 관한 별개의 결의안에 대응하는 내용이다. 이집트는 지난주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상황과 그 지원'이라는 제목의 유사한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다니엘 메론 유엔.국제기구 담당 국장은 "팔레스타인과 아랍국들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결의안으로 유엔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또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수를 점하게 됐고 원하는대로 통과시킬수 있다"며 "이젠 진저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유엔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진 66건의 결의안 가운데 20건이 이스라엘에 관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실반 샬롬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유엔 대표단에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신문들은 정부의 전례없는 조치가 유엔의 `편견'에 맞서 공세적 전술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외교관들은 자국이 상정할 결의안과 이집트측 결의안이 모두 채택되거나 함께 기각되길 바라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아리에 메켈 유엔 차석대사는 이스라엘 결의안을 지지해주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155개국 대사들에게 보낼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저지른 행동으로 인해 그동안 유엔 총회에서 수백건의 규탄 결의 대상이 돼왔다. 지난달 21일에도 이스라엘에 대해 요르단강서안의 보안장벽 공사를 중단하도록 촉구하는 유엔결의가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유엔 총회 결의는 구속력은 없지만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은 숫적 우위를 이용해 유엔 내부에서 광범위한 반(反)이스라엘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사상처음으로 결의안을 마련한 이스라엘은 서방, 특히 유럽국가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