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온건한합리주의자로 평가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38) 크렘린 행정실 제1 부실장을 행정실장으로 발탁한 것은 크렘린내 각 계파간 `세력 균형'을 도모하기 위한 포석으로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행정실장의 전임인 알렉산드르 볼로쉰을 몰아내는 데일등 공신인 연방보안국(FSB) 출신 위주의 크렘린내 `실로비키(권력 기관 출신들)'대신 법률가 출신으로, 모든 세력으로 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메드베데프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 취임 이후 권력의 중심으로 등장한 실로비키는 그동안 보리스 옐친전(前) 대통령의 측근들로, 아직 권부에 남아 있는 이른바 `크렘린 패밀리'와 치열한 권력 투쟁을 벌인 끝에 크렘린 패밀리의 좌장 격인 볼로쉰 전 행정실장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또 볼로쉰과 함께 크렘린 패밀리의 양대 축인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의 퇴진도시간 문제이며, 다른 패밀리들도 머지 않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관측하고 있다. FSB와 푸틴 대통령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프크 출신 위주로 구성된 실로비키는이에 따라 푸틴 집권 4년여 만에 경쟁자들을 몰아내고 대세를 장악하는 데 성공한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로비키에 전적으로 의존하길 원치 않는 푸틴 대통령은 합리적 중도파인 베드베데프 행정실장 카드를 꺼내들며 절묘한 균형을 시도했다. 2000년 크렘린입성 직후 부터 차기 행정실장 감으로 지목돼온 메드베데프는 전임자인 볼로쉰 조차칭찬해온 인물이다. 푸틴 대통령은 실로키비에 전폭적 지지를 보낼 경우 모든 것이 자칫 독단으로흐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행정실장이 앞서 2일 언론과 회견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40) 유코스 사장의 체포 및 구속 과정과 향후 경제에 대한 악영향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한 것도 실로비키에 대한 견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분석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크렘린의 `싱크 탱크'로 통했던 볼로쉰 전 행정실장에 비해 경험과 경제 지식이모자라는 메드베데프는 앞으로 자유주의계열인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과 게르만그레프 경제개발통상부 장관 등과 자연히 까까워질 수 밖에 없고, 이들이 실로비키와 건전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균형을 유지해주길 바라는 것이 이번 인선에 담긴푸틴의 속뜻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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