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보수 정객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의 과거사 망언과 최근 잇따른 일본인들의 불미스런 행동으로 중국내 반일감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시하라 지사가 최근 중국인들이 `민족 자존심'의 상징으로 여겨고 있는`유인우주선 발사'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아냥대고 나선데대해 중국의 식자층은 물론 일반 대중의 감정이 악화되고 있다. 상하이(上海) 자오퉁(交通)대의 한 학생은 3일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으면서, 때만되면 망발이 튀어나오고 있는 일본과 `미래'를논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면서 "중국내 반일감정이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중의 감정을 정서적으로 자극한 사건은 산시(陝西)성의 유서깊은 도시시안(西安) 시베이(西北)대학에서 일어난 일본인들의 `음란행동' 파문. 일본인 유학생과 교수 4명이 지난달 29일 교내에서 열린 파티에서 브래지어와가짜 생식기를 동원한 음란한 춤을 추자 현장에 있던 중국 학생과 교수들이 분노하며 이를 저지시켰고, 급기야 유학생 기숙사까지 몰려가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일부 흥분한 학생과 시민들은 가두로 진출해 돌과 벽돌을 던지며 일본인들의 행동을 규탄했다. 베이징(北京)의 일본 대사관은 안전을 우려해 경비 강화에 나서는등 비상이 걸렸다. 문제의 학생과 교수들은 학교로부터 퇴교조치를 당한 상태이며 중국 외교부도나서 `일본 정부가 유학생 교육을 제대로 시키라'며 반일정서에 동참했다. 이번 사태는 특히 만주사변 72주년이던 지난 9월18일 일본인 관광객 약 400명이광둥(廣東)성의 한 호텔에서 집단 매춘 행위를 저질러 물의를 일으킨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해 대중의 감정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여기에 지난 8월에는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시에서 일제가 2차대전 때 버리고 간 화학탄이 폭발한 사건으로 중국 당국이 일본에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는 등 최근 잇따른 사건은 그동안 잠복해있던 중국인의 일본에 대한 혐오감을부추기고 있다. 벌써부터 중국에서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사업에 일본의 신칸센이 채택되는데 반대하는 여론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포돼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사 망언 등이 잇따르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회에일본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행동파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최근 강경흐름은 경제발전에 따른 중화인의 자신감을바탕으로 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과거 잘못된 역사에 대해 진솔한 자세를 보이지않는 이상 경제적 이익을 감안해 `침묵'하는 여타 국가와 달리 중국은 행동에 나설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고조된 일반인들의 반일감정은 중국 지도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로 지난 2001년 10월 이후 중국방문을 못하고 있는 고이즈미준이치로 일본총리의 중국 방문이 성사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