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일 미국이 유코스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사법체제를 비판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이이중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유코스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사장 구속과 관련, 미국무부는 지난 달 30일 러시아 사법체제의 `기본적 평등성'에 우려를 표시하고 "우리는 러시아인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한 텔레비전 방송에서 "미국은 다시 한 번 이중기준 정책을 보여 주었다"고 말하고 "다른 나라의 사법 절차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것은 내정 간섭 행위다. 이는 민주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에서는 남에게 설교하는 일이 유행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통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에서도 최근 거래액이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회사들의 파산과 체포, 구금 등이 텔레비전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특정 인사들에 대한 탄압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무부는 이처럼 경악할 스캔들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지 않으며 사법적 문제에 관여하려 들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어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유럽연합(EU) 대표단이 "러시아 정부와 사법체제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인 점을 들어 미국과 비교했다. 이에 앞서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도 미 국무부의 성명을 "부적절하고 러시아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이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체첸사태에서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신임 크렘린 행정실장은 이날 국영 `로시야' TV인터뷰에서 유코스 주식 압류 조치의 적법성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음을 시인했다. 체포된 호도르코프스키가 자신의 유코스 주식 지분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다는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메드베데프 실장은 문제의 주식이 공식적으로 유코스사의 소유라는 점을 들어 "유코스 주식 압류 조치의 법적 효력을 의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동료들은 이같은 조치가 빚을 모든 경제적 결과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검찰의 조치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이날 호도르코프스키의 유코스 지분이 이번 사태 직전에 영국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의 일원인 제이컵 로스차일드(67)에게 넘어 갔다고 보도, 문제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타임스에 따르면 제이컵 로스차일드는 호도르코프스키가 더 이상 `주식 수익자역할'을 할 수 없을 경우 발효하게 돼 있는 미공개 계약을 통해 의결권을 인수했다는 것이며 이 계약은 호도르코프스키가 자신에게 닥칠 체포 위험을 감지하고 서둘러체결했다는 것이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유코스의 지분중 4%를 직접 소유하고 22%를 자신이 단독 수익자인 신탁을 통해 간접 소유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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