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일대를 재앙상태로 내몬 화마(火魔)를 피해 대피했던 주민들이 불길이 잡히면서 속속 보금자리로돌아가고 있다. 열사흘동안 75만689에이커의 산야를 불태우면서 2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주택 3천316채를 포함해 모두 4천500여 구조물을 잿더미로 만든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은눈ㆍ비에다 기온 강하 덕분에 대부분 진압됐다. 2일 오후 1시(현지시간) 현재 샌버나디노와 샌디에이고 카운티 등의 대피 주민 10만여명이 속속 집으로 돌아가 가재도구를 챙기고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로스앤잴레스에서 동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샌버나디노산맥 부근 주민 수천명도샌버나디노공항을 포함해 각 대피소를 떠났고 스키리조트 빅 베어도 불로 인한 위험에서 이미 벗어났다는 소방국의 발표도 있었다. 봅 내러스 연방 산림청 대변인은 "차갑고 눅눅한 날씨와 밤새 내린 눈으로 불길이 잡히고 있으며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만큼 안전해졌다"며 "가장 심한 불길도 72%가량 진화됐다"고 말했다. 내러스 대변인은 또 1만2천여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에투입돼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철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8만1천600여 에이커를 잿더미로 만들며 16명의 사망자를 내 가장 많은 피해를입힌 시더를 포함한 샌디에이고 화재 현장도 이날 현재 90% 불길이 잡혔다. 그러나주말부터 내린 눈ㆍ비는 18번 고속도로에 토사와 암석을 흘러내리게 해 일부 도로가차단되기도 했으며 불에 타 약해진 큰 나무들과 곤충들 때문에 말라 죽은 나무들이쓰러져 소방관 1명이 팔과 다리가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화재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유령 마을과같아 움직임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상 최악의 산불로 진화,인프라 피해, 재건, 보험업계 피해 등을 통틀어 약 20억달러를 웃도는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1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4일 캘리포니아에 도착해 산불피해 상황과 재해지역 복구지원 등을 점검할 에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국은 몽타주를 배포하고 현상금 11만달러를 내거는 등 용의자 체포에 나섰으나 방화범은 아직까지 잡히지않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