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이상 캘리포니아 남부일대를 재앙으로 몰아넣었던 산불이 진화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약 75만에이커를 태우고 22명의 인명, 3천300여 가구의 보금자리를 앗아간 산불은 1일 새벽(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동북부 샌 버나디노산맥 빅베어 레이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때마침 내린 눈, 비와 기온 급강하로 세력이 크게 위축됐다. 미 연방 산림청과 캘리포니아주 관계당국은 다음 주 초 다시 불어올 샌타 애나 고온강풍이 도착하기에 앞서 불씨를 완전 제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의 녹초가 됐던 1만여 소방관들은 기상변화 덕에 오랜만에 재충전했고 불도저등을 동원해 산간 주택단지 주변에 완충지대를 조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일부 얼어붙은 산간도로와 짙은 안개가 진화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지만 상당한진화작업은 진척이 있어 9만5천에이커가 소실된 빅베어 레이크의 경우 45%가량 불길이 잡혔고 샌디에이고 카운티 시더지역도 81%가 꺼졌다. 10개 화재현장 가운데 6곳이 불에 타고 있으나 빅베어 레이크만 1만5천여 주민들이 대피해있을 뿐 불길로 인한 위협은 그리 심각하지않다고 카운티 소방국은 밝혔다. 주(州) 정부가 산불로 인한 피해액이 2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전날 LA 일원의 할로윈축제는 과거 어느 해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돼 재해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한편 이미 캘리포니아 남부일대에 연방 재해지역을 선포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오는 4일 샌디에이고 등 화재현장을 순시, 피해상황을 청취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