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리를 떠나지 않은 채 계속 입가에 맴도는 노래들은 뇌를 자극하는 일종의 `뇌 소양증(brain itch)' 인자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BBC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미국 신시내티 경영대학의 제임스 켈라리스 교수는 소비자심리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특정 유형의 노래들은 `뇌 소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마치 가려운 등을 계속 긁듯이 이 노래를 되풀이 불러야만 가려움증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켈라리스 교수는 특히 고음의 경쾌한 멜로디를 가진 노래와 서정성 있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들이 이 유형의 노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빌리지 피플의 `YMCA'나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 하바 멘의 '후 렛더 도그 아웃' 같은 노래가 대중들의 인기를 끈 이유가 바로 뇌 소양증을 유발한 덕분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켈라리스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뇌 소양증'이란 말은 노래가 어떻게 우리 뇌리를 떠나지 않는지를 설명해주는 일종의 은유적 표현"이라면서 "어떤 노래들은 우리 뇌를 자극하는 히스타민과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뇌 소양증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마음 속으로 자극적인 멜로디를 되풀이해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켈라리스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중 97-99%가 일정 시점에 이같은 가려움증을 경험하며, 특히 여성들과 음악가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대중의 관심을 원하는 팝 산업 종사자나 청취자의 머리 속에 브랜드 이름을 기억시키기 위해 좋은 시구를 종종 사용하는 광고업자 모두에게 흥미있는 연구라고 BBC는 지적했다. 작사가 크리스 스미스는 "광고 목적으로나 팝 산업의 목적을 위해서나 우리는 한 번 들으면 빨리 또는 쉽게 잊혀지지 않게 하는 뭔가를 원한다"면서 "뇌 소양증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반복"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음악가들조차 뇌 소양증으로 고생을 했다고 스미스는 말했다. 모차르트는 자녀들이 자기 방 아래서 피아노를 연주하자 화가 나서 아이들 방으로 뛰어내려가 악보를 완성했다. "그로서는 미완성 음계를 참고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스미스는 설명했다. 켈라리스 교수는 그러나 뇌 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면서 이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음률에 각기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입가에 맴도는 노래를 없애는 공인된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