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9.11테러 발생 2년이 흐른 현재 언제 끝날줄 모르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중에 하나가 테러의 온상으로 보이는 지역을 포위하기 위한 미군 병력의 재배치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은 최근 최측근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각종 변화가 모색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그나마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는 가장 가시적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펜타곤의 정책입안자들은 이와 관련, 냉정시대 서부유럽의 유럽지휘부내에 있던 11만 6천명의 병력중 일부를 중동지역에 보다 가까운 전(前)바르샤바조약기구 소속 국가들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주 미 육군은 네덜란드소재 2개의 병참기지를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관리들은 미국이 반(反)테러 군사행동의 전진기지로 이용하기 위해 자국내 대규모 훈련기지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폴란드, 헝가리와 체코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했으며 루마니아 등 7개 전(前) 동국 공산권 국가들의 나토 가입도 진행중이다. 럼즈펠드 장관이 `젊은 유럽'이라고 언급한 이들 동유럽국가들은 미군을 돕기 위해 열정적이며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 예를 들어 폴란드는 이라크에서 우크라이나,불가리아, 루마니아 군 등으로 형성된 사단을 이끌고 있으며 헝가리는 이라크 망명자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기지를 미국에 제공했다. 미군은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옛 소련국가들의 기지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 기지들은 아프간 전쟁 이후에도 그대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군은 또 테러범들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아프리카 북동부지역을 위해 해병대 병력 등을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지부티에 주둔시키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게릴라들에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군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이 지역에 미군 주둔을 모색하고 있다. 미군 재배치는 펜타곤 관리들이 `전진방어'라고 부르는 것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 개념은 테러범들이 미국을 공격하기 전에 이들이 집결하는 곳에 군을 즉각 파견해 선제공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처럼 미군 병력을 최전선에 배치하는 것은 이들을 테러범들의 공격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로 오사마 빈 라덴 등 테러 지도자들은 부하들에게 이라크내 미군을 공격하라고 명령하면서 미군들은 현재 하루평균 25건의 공격을 받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