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로스앤젤레스 동부까지 하늘은 온통 회색빛으로 뒤덮였다. 랜초 쿠카몽가와 샌버나디노 카운티를 포함해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일대 산불이 26일 오후 3시(한국시각 27일 오전 8시) 현재까지 계속됐다. 특히 모하비사막에서 불어온 더운 강풍을 타고 화염이 급속히 번져 약 21만 에이커가 타고 주택 500여 채가 잿더미로 변했으며 주민 4만-5만명이 대피했다. 샌버나디도 검시국은 70대와 90대 노인을 포함해 적어도 11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관계당국도 진화과정에서 상당수 소방관들이 화상 등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밤새 계속된 불길은 LA 일대 대기를 크게 오염시켜 한낮 실내에 스며든 햇살까지 오렌지 빛깔로 변했다. 현장에서 80-90km 이상 떨어진 롱비치 해안까지도 재가날려가 차량 유리창과 지붕을 덮었으며 매캐한 공기가 넓게 퍼져 호흡기질환자들이큰 고통을 겪고 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소방국 등 관계당국 집계에 따르면 LA 동북부에서만 350채가넘는 가옥이 불에 탔으며 피해 대부분은 주말 이틀간 발생했다. 그러나 산불은 40-50km로 길게 이어진 채 맹위를 떨쳐고 현장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실제 피해는 더욱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불길의 서쪽 끝 지점인 클레어몬트 일대에서 휴일 하루 50여채의 주택이전소했으며 관계 공무원들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산불 은 전날 기온이 다소 떨어지면서 주춤했다가 해가 뜨면서 기온이 상승하자 다시 되살아났다. 관계 기관은 주민들에게 바깥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라고 충고했다. 그레이 데비이스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26일 강풍을 동반한 불길이 며칠째 수그러들지않자 샌버나디노, 벤투라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데 이어 로스앤젤레스,샌디에이고 등 2개 카운티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밝히고 연방정부에 재해 선포를 촉구하면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州) 행정부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당선자에게도 이 상황을 긴급 설명했다. LA 서북부 벤투라 카운티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기념관 인근 시미밸리에서도 불길이 계속돼 주택 300여채가 한때 위협을 받는 등 4만여 에이커가 불에 탔고 LA를 잇는 로널드 레이건 프리웨이(118번)가 폐쇄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에서도 모두 3건의 독립된 들불이 번져 가옥 7채가 불에 타고 수백명이 대피했다. 해병대 미라마항공단 근처에서 일어난 산불로 LA와 샌디에이고 린드버그 필드등으로 이동하려던 일부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는가하면 라스베이거스-LA 항공노선도 짙은 연기로 시계가 불량해 여객기의 운항이 중단돼 LA-뉴욕 등 국내 항공노선이 8시간 이상 지체되는 등 승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불편도 뒤따랐다. 한편 abc 지역채널 등 LA 지역 주요 TV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거대한 연기구름과 불길로 뒤덮인 샌버나디노 등 화재현장을 생중계했으며 주민대피시설을 소개하는등 재난방송을 계속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