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의 지난주 발언을 다시 한 번 비난하면서 "사람들을 서로 싸우게끔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호주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이틀 전 방콕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도중 마하티르 총리를 옆으로 끌어내 유대인 관련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고 직접 비난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같은 발언은 불화를 조장하고 불필요한 것"이라고 마하티르 총리에게 말했다면서 "마하티르 총리에게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으며 그냥 그렇게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는 내가 느낀 바를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이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마하티르 총리가 한 말 중에서 보다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과 테러범 추방 등의 발언은 칭찬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비난했다는 일부의 주장을 부인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부시대통령)는 자신이 왜 나에 대해 강력한 발언을 해야만 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나를 끌어냈다"면서 "나는 그에게 `이해한다'고 말해줬다"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분명히 그는 나를 비난한 것이 아니다. 그가 내게 한 말은 `당신에 대해 강경한 단어들을 사용한 것을 후회한다'는 것이 전부다"라고 설명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기자들이 이같은 내용을 전한 것은 백악관 대변인이었다고 지적하자 "그의 보좌관이 그것을 들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부시 대통령에게 발언내용을 정확히 확인하도록 그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또 "내 청력은 매우 좋고, 아직 잘 들을 수 있다. 그는 나를 전혀 비난하지 않았고, 이후 우리는 손을 맞잡고 걸었다"면서 개인적으로도 부시 대통령과 자신이 "전혀 말다툼이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6일 이슬람회의기구(OIC) 연설에서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이에 맞서기 위한 이슬람 세력의 단결을 촉구해 서방 각국의 강력한 반발과 비난을 불러 일으켰었다. (쿠타<인도네시아>A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