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W 부시 전(前)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현 조지 W.부시 대통령의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78) 여사는 21일 발간된 회고록에서 남편과 아들의 다른 통치 스타일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부시 여사는 회고록 '사색:백악관 이후의 생활(Reflection:Life After the White House)'에서 남편인 조지 부시(1989-1993) 전 대통령이 이룩한 가장 큰 치적은 "우방과 가깝게 지내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라고 말했다. 400쪽짜리 회고록에서 부시 여사는 백악관을 떠난 후 큰 아들 조지 W.부시가 1994년 텍사스주 주지사에 당선된 후 대통령이 되고 작은 아들 젭 부시가 1999년 플로리다주 주지사에 당선된 이야기들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기술했다. 프랭클린 피어스 전 대통령( 1853-1857)의 후손인 부시 여사는 자신이 부시가(家)의 정점에 서 있다는 점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다. 지난 1999년 젭 부시가 플로리다주 지사에 당선되자 부시 여사는 "졸지에 미국민 8명중 하나는 내 아들의 통치를 받게 됐다"고 대단한 자부심을 나타냈었다. 회고록으로 볼 때 부시 여사는 아들 조지 부시를 매우 존경하지만 모자 관계에 있어서만은 철저하게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한 번은 대통령인 아들 조지 부시가 메인주(州) 케네벙크포트의 가족 별장에서 테이블 위에 발을 올려 놓자 "발을 테이블에서 내려 놓아라"고 호령했었다. 부시 여사는 또 아들 부시가 비교적 쉽사리 정치에 입문한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1994년 텍사스주 주지사에 당선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부시 여사는 아들의 이라크전을 비난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시절 사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여사는 그러나 남편과 현 대통령인 아들 부시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남편은 아직도 국내외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아들과 의견 충돌을 하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아들의 일에 간섭하거나 비판하거나 또는 문제를 일으키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부시 여사는 밝히면서 클린턴은 이같은 당부를 아직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