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22일 카슈미르 분쟁과 테러 사건으로 관계가 단절된 파키스탄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의했다. 야스완트 싱 인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인도는 항공노선 재개와 철도 연결, 카슈미르 지역 버스 운행 등을 포함한 일련의 관계 개선 제의를 파키스탄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싱 장관은 양국간 통행의 자유를 확대함으로써 지난 50년간 지속된 양국간 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 장관은 인도는 크리켓을 포함한 양국간 스포츠 교류 재개를 원하고 있으며 양국 국민들에게 도보 또는 버스로 국경을 넘을 권리를 부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국은 해상에서 상대방 어부을 체포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제의했다. 인도 정부는 양국간 분쟁의 근본 원인인 카슈미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의 분리주의 세력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싱 장관은 그러나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대(對)테러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교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잠무-카슈미르 주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보이는 잇따른 공격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과의 관계 정상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이슬람 무장세력은 6만3천여명이 사망했던 지난 89년 폭동 이후에도 잠무-카슈미르주의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 등을 주장하며 무장투쟁을 계속해왔다. 이날 인도의 제안에 대해 파키스탄측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이들 무장세력들에게 훈련 캠프와 무기는 물론 도피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지난 2001년 12월 인도 의사당 테러 사건 이후 양국간에는 육로 및 항공 교통편이 단절되고 국경지역에 수십만명의 병력이 배치되는 등 긴장이 유지돼 왔다. 그러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지난 4월 카슈미르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파키스탄과 평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천명한 이후 양국간 관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 7월 중단된 지 18개월만에 양국간 버스 운행을 재개했으며 상호 대사를 새로 임명하는 등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뉴델리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