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제 전문가인 미국 조지타운대 아시아 연구소의 빅터 차 교수는 22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다자틀내 대북 안전보장'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환영할 만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차 교수는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북한이 핵개발 중단조건으로 내건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첫번째 구체적 응답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제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협력의지를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교수는 과거 아시아 국가방문에서 아시아를 무시한다는 비난까지도 받았던 부시 대통령이 이번 '다자틀내 대북 안전보장' 구상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이 보는 앞에서 발표, APEC의 역할에 힘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9.11테러 이후 미국이 아시아를 다소 소홀히 했고 이런 방향성 없는 정책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일본의 장기 불황이 이어진 데다 북한 핵문제까지 터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차교수는 지적했다. 아울러 APEC은 말잔치 위주에서 안보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으로 발전했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무장 해소를 촉구하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실제로 이 지역의 다자간 안보논의는 지난 8월 베이징에서 북핵관련 6자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대량살상무기(WMD) 수송을 막기 위한 해군합동훈련이 실시되는 등 대화를 넘어 행동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차 교수는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은 다자간 안보협력체제가 없다는 아시아 지역의 오랜 숙원이 어느 정도 해소됐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게다가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가 최근 10년래 가장 좋고 중국도 테러와의 전쟁과 북핵6자회담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미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우 비평가들은 북핵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내에서 반미시위가 일고 있는 것을 부시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의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아왔지만 다소 성급했으며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반미감정을 갖고 있는 한국인 비율이 낮아졌다고 차교수는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