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신을 우상이라고 폄하해 물의를 빚은 미국 국방부의 윌리엄 보이킨 정보담당 부차관의 사과 성명에서 그가 앞으로 종교행사에서 연설하지 않겠다는 부분이 국방부에 의해 삭제됐다고 CNN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이킨 부차관의 당초 사과성명에는 "나의 업무의 민감성으로 볼 때 앞으로 교회에서 더 연설하기가 부적절하다고 본다"는 말이 포함돼 있었지만 국방부 변호사들과 공보담당관들의 충고로 그 부분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보이킨 부차관은 최근 교회 집회에서 테러전을 사탄과 벌이는 전쟁이라고 묘사해 이슬람은 물론 여러 종교단체가 그의 면직을 요구하는 등 파문을 일으켰다. 보이킨 부차관은 17일 성명을 통해 "나는 반(反)이슬람이 아니며 다른 어떠한 종교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나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밝혔다. 국방부가 또 삭제한 부분은 하느님이 부시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보냈다고 믿는다는 부분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국방부가 왜 이 부분들을 삭제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초 사과성명에서 삭제된 다른 구절들은 ▲"기독교도로서 나는 성경에서 분명히 묘사된 것처럼 계속되는 영적인 전쟁이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대테러전쟁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 나라가 유대-기독교 원칙에 기반을 두고 건국됐다는 증거는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많은 문화와 종교를 가진 나라이지만 우리 건국의 증거는 역사적인 것이다" 등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