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신문이 송두율 교수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보기관과 야당, 국가보안법 등을 비난하면서 한국에 매카시즘이 불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진보적 성향의 전국 일간지인 타게스 차이퉁(taz)은 지난 주말판 국제면에 "서울에 지금 매카시가 살아서 활동한다(McCarthy lebt heute in Seoul)"는 제목의 송교수 사건 관련 기사를 싣고 사건의 경위에 대해 자세하게 보도했다. taz는 "한국 정보기관이 한국계 독일인 송 교수를 북한의 고위 간부라며 의문의여지가 있는 방법으로 비난하고 있으며, 보수 정치인과 언론은 이 사건을 이용해 자유주의적 정부에 대한 비방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쾰른의 언론학자이자 송 교수와 친교가 있는 라이너 베르닝 독-한협회장은, 송교수 사건과 관련해 일종의 공개적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비밀정보기관과 언론이 공조(共助)에 대해 `시대착오적 매카시즘'으로 규정했다고 taz는 전했다. taz는 이 사건으로 한국 내의 이데올로기적 간극이 확실히 깊어졌다면서 서울에거주하는 한 서방 관측통은 "한국 사회가 한편에선 북한과의 재통일을 꿈꾸고 다른한편에선 송씨와 같은 경계인을 공정하게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송 교수의 이력과 귀국과정, 혐의사실 등을 소개한 taz는 "그는 독일친구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하루 15시간씩 조사받고 변호사가 입회하지 못했다고호소했다"면서 이는 주한 독일 대사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은 수사를 통해 송교수의 자백을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자백은몇몇 상반되는 발언들로 인해 신뢰성이 손상됐다고 taz는 지적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측은 이 사건을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기회로 잡아 `대한민국최대의 간첩 스캔들'이라며 엄벌을 촉구하고 집권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송교수와)결탁했다고 비난했다"고 taz는 주장했다. 경제침체와 부패 추문으로 타격을 입은 노 대통령은 처음엔 거리를 두면서 `시대착오적 국가보안법이 포함된, 이른바 법에 따른 심판을 이야기했으나 지난주부터는 관용과 시대상황에 맞는 처리를 촉구하기 시작했다고 taz는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