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법 당국은 이라크전 당시인 지난 4월 바그다의 한 호텔에 포탄을 발사해 스페인 언론인을 살해한 3명의 미군 병사를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사법관리가 17일 밝혔다. 미군은 지난 4월 8일 바그다드의 팔레스타인 호텔에 포탄 공격을 가해 스페인 텔레비전 방송의 카메라맨 호세 쿠소 등 3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 미군이 공격할 당시 팔레스타인 호텔에는 이라크 전쟁 취재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약 300명의 언론인이 투숙하고 있었다. 쿠소 가족의 변호인은 지난 5월 이들 미군 병사를 형사 고소했으며 스페인 사법당국은 그동안 이 사건 처리 방안을 논의해왔다. 사법부 소식통은 길레르모 루이스 폴랑코 치안판사가 우선 사건 당시 팔레스타인 호텔에 쿠소와 함께 머물던 3명의 스페인 언론인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형사고소된 미군 병사들이 당시 저격범들에게 응사하는 과정에서 언론인들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장에 있던 언론인들은 호텔로부터 총격은 없었으며 미군 병사들이 고의적으로 언론인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하고 있다. 스페인 당국은 미국측의 이같은 해명을 받아들였으며 쿠소 가족은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전쟁범죄나 인권유린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군에 대한 기소면책권을 부여하는 협정을 미국과 체결하지 않았다. (마드리드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