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16일 교황 즉위 25주년을 맞았다. 로마에는 교황 즉위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추기경과 각국 대표,일반 신도 등 수천명이 모였다. 25년 전 당시 폴란드 추기경이었던 카롤 보이틸라가 455년 만에 첫 비(非) 이탈리아인으로 교황으로 선출됐던 바로 그 시간인 16일 오후 6시 성베드로광장에서 축하 미사가 거행된다. 요한 바오르 2세는 역사상 4번째로, 20세기 들어서는 가장 오래 재임한 교황이다. 지금까지 무려 143차례 이탈리아 여행과 102차례 해외순방을 했다. 그는 지난 1981년 5월13일에는 암살기도 사건을 겪기도 했으며 그동안 많은 놀라운 움직임을 보였다. 예를 들어 1982년에는 450년 전 종교개혁 이후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땅을 밟았다. 또 요한 바오르 2세가 고국 폴란드를 비롯해 동유럽의 공산주의를 종식시키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데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교황은 특히 세계의 평화를 위해 열정적인 활동을 해왔다. 그는 최근에는 미국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화해를 위해서도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그는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1986년 로마의 유대교 회당을 처음 방문했고 15년후에는 다마스쿠스의 이슬람사원을 찾는 등 유대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관계 증진에도 힘써왔다. 그러나 그가 교황으로 있으면서 세계교회주의 운동은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일부 비판가들은 피임과 동성애, 사제들의 금욕, 혼전섹스 같은 문제에 대한 요한 바오르 2세의 보수적인 태도로 인해 기독교 신자의 꾸준한 감소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또 최근 몇년 동안 교황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사제들의 성추문사건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도 지금은 올해 83세인 교황의 즉위 25주년을 축하하는 목소리에 묻혀 자취를 감췄다. 카를로 아젤리오 참피 이탈리아 대통령은 15일 전국 텔레비전으로 방영된 메시지에서 교황을 "문화들 사이에 대화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면서 세계 평화에 기여한 그의 노력을 칭송했다. (바티칸 시티 dpa=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