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내년 대선 후보 선출 날짜가 다가오면서 지금까지 경합에 뛰어든 어떤 후보보다 막강한 `스타'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움직임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폭스 뉴스 인터넷판은 15일 민주당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1년 10월4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사실에 비춰 이달 4일을 일종의 후보 마감 기준시점으로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며 힐러리가 제아무리 대중적 인기가 높고 모금능력이나 조직력이 뛰어나다 해도 이 날짜를 넘긴 이상 출마를 선언하기는 너무 늦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클린턴 의원은 내년 대선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거듭 밝혀 왔지만 그녀가 결국은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루머는 끊이지 않고 있고 당내 일각에서는 그녀가 출마할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대통령직에 도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단체들과 장기간의 선거운동이다. 지난 3월 출마를 선언했던 봅 그레이엄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최근 출마 결정이 너무 늦어 모금이 부진했다면서 결국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 일부 후보들은 전국 최초로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와 아이오와 지역에서 1년 넘게 운동을 벌이고 있다. 데니슨 대학의 정치학 교수 에메트 뷰얼은 "때론 일반 통념을 뛰어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우리의 제도는 빨리 출발해 모금운동을 벌이고 조기 예선 지역에서조직을 챙기는 후보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하고 클린턴 의원이 이 두 주에서 운동가들을 끌어 모으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클린턴 의원이 일부 민주당 충성파들을 자극해 지지 이탈 현상을 일으킬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신뢰받는 후보가 되기에는 늦었다면서 "그녀는 아직정지작업도 해 놓지 않았다. 십중팔구 대선운동 준비도 안 됐을 것이고 이제 와서갑자기 출마해 결과가 나쁘면 정치적 장래가 망가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스미스 칼리지의 행정학 교수 도널드 로빈슨은 10월4일이란 날짜는 "여러가지술수에 불과하다"며 당내 인기가 높은 클린턴의원에게는 후보의 힘을 말해주는 모금조차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모금과 조직을 제쳐 놓더라도 당의 후보지명 구조 역시 후발주자에게는넘기 힘든 벽이다. 1972년 대선 이전에는 예비선거에서 할당되는 선거인단의 수가 당대회에서 할당되는 선거인단에 비해 훨씬 적었고 그 결과 휴버트 험프리는 1968년 예비선거에서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 한 채 민주당 후보로 지명됐다. 그 후 절차가 바뀌어 예비선거에서 선거인단을 확보하지 못한 후보는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 아이오와주 예비선거에는 후보 마감이 없지만 미주리주의 11월18일, 뉴햄프셔주의 11월21일 등 많은 다른 주의 후보 마감일은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 미시간과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밖의 10여개 주는 내년 1월3일이 마감일이다. 클레어몬트 매키너 대학의 행정학교수 존 피트니 주니어는 "이론적으로는 뉴햄프셔 예선에 출마하지 않고도 후보지명을 얻을 수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승산이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클린턴 의원이 출마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히면 하루라도 빨리결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민주당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