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남부 카스피해(海) 연안국 아제르바이잔의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가 15일 전국 5천150개 선거구에서 일제히시작됐다. 옛 소련 공화국들의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인 아제르바이잔 대선은이날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간) 부터 오후 7시 까지 계속되며, 전체 유권자의 25% 이상이 참여하면 유효성이 인정된다. 총 유권자 수는 438만여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날 낮 12시 현재 33% 이상의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하는 등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혔다. 이번 대선에는 게이다르 알리예프(80) 현(現) 대통령의 아들인 일함 알리예프(42) 총리를 비롯해 이사 감바르(46) 무사바트당수, 에티바르 마메도프(48) 아제르바이잔독립당수 등 8명이 출마했으나, 알리예프 총리가 50-60%의 지지율로 무난히 당선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잠정 개표 결과는 16일 오전 중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오는 26일 1,2위 득표자가 다시 결선 투표를 벌이게된다. 지병인 심장병 치료차 지난 7월 이후 미국에 머물고 있는 알리예프 대통령은 당초 아들과 함께 이번 대선에 출마했으나, 2주일여 전 후보를 사퇴하며 아들 지지를선언했다. 집권당인 신(新) 아제르바이잔당 소속인 알리예프 총리의 당선은 이에 따라 거의 확실해 보이지만, 아버지때 만큼의 지지율(80-90%)은 얻지 못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유력한 경쟁자인 감바르 당수와 마메도프 당수는 ▲부패 척결 ▲월급 3배 인상▲헌법 개정 ▲강력한 아제르바이잔 건설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지만 집권당측의 탄압으로 고전을 하고 있다. 현지 선거법에 따르면 각 후보는 1주일에 30분 이상 TV 유세를 벌일 수 있으나야당 후보들에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으며, 시내 곳곳에 부착된 선거 벽보도 게이다르 총리 이외의 것은 거의 훼손되는 등 야당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 이슬람회의기구(ICO) 등 국제 사회는 모두 960여명의 선거 감시단을 파견, 불공정 선거 행위를 감시하고 있으나 집권당의 전횡을 근절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역대 대통령은 아야즈 무탈리보프(1990-92) 초대와 아불파즈 엘치베이(1992-93) 2대 대통령에 이어 알리예프 대통령이 1993년 이후 3,4대 대통령으로 재직해 왔다. 알리예프 총리가 이번에 당선되면 5대 대통령이 되며, 임기는 5년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