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40)는 10일 일부다처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이혼과 결혼, 가정사 등에서 여성의 권리를 혁명적으로 신장하는 내용의 개혁계획을 발표했다. 모하메드 국왕은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신앙의 사령관' 자격으로 사회통합 및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이같은 개혁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는 여성 단체들과 막강한이슬람 종교운동 세력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사회적 간극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이 계획의 목표가 "우리의 관대한 종교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가정에 현대적 규준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여성에게 자행되는 부당행위를 철폐하고 어린이의 권리를 보호하고 인간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개혁조치는 어느 한 편의 승리가 아니라 모든 모로코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왕은 때로 이슬람 경전 코란을 인용하면서 앞으로 모로코의 가정들은 남성만이 아니라 "부부 모두의 책임" 아래 놓이게 되며 일부다처에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 모로코의 도시지역에서는 일부다처 가정이 드물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는 이밖에 현재 15세로 돼 있는 결혼 허용 연령을 18세로 높이고 여성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이혼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모로코는 인구의 절반이 문맹이며 북아프리카의 다른 과거 프랑스 식민지 국가들보다 여성 인권 측면에서 뒤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와 함께 프랑스 식민지였던 튀니지는 1956년 독립한 뒤 이혼과 교육, 정치참여 등에서 남녀 평등을 보장하는 법률을 시행해 오고 있다. 모하메드 국왕의 인권 개혁계획 발표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방문 이틀째에 나온 것으로 모하메드 국왕의 즉위 이래 처음 모로코를 방문한 시라크 대통령은 국왕의 사회 현대화 노력에 거듭 경의를 표했다. (라바트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