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정권의 종말에 대비하면서 미국이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쿠바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신이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멜 마르티네스 주택장관에 대해 카스트로 정권의 퇴진 이후 쿠바의 민주화를 돕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를 운영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쿠바 망명자들과 반(反)카스트로 단체 인사 등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 "카스트로 체제는 스스로의 선택으로는 결코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쿠바는 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의 쿠바 관광 금지 등과 같은 기존의 제재조치를 계속 시행하고 쿠바를 출.입국하는 사람들과 화물에 대해 검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쿠바 관광산업에 만연한 `불법적인 성 매매'에 대한 단속을 언급했으나 이같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플로리다주에서 상당한 유권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쿠바 출신 이민자 및 망명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는 취임 이후 매우 빈번하게 플로리다를 방문해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쿠바 난민들은 적극 환영했으나 의회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제프 플레이크 하원의원(애리조나)은 부시 대통령에 대해 쿠바에 대한 여행금지조치 재검토를 촉구하면서 "카스트로 정권이 집권 40년이 넘었으나 권력통제는 더욱강고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의 쿠바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바의 정치범으로 유명한 블라디미로 로카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쿠바인들에게 도덕적 지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발언 가운데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