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라크 파병을 한미동맹과 결부시키지 말아야 하며 이와 관련해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개최된 학술회의에서 제기됐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빅터 차 교수는 9일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한미안보연구회 제18차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은 이라크 파병 문제를 한미동맹이나 북한 문제와 결부시키지 말아야 한다"면서 "하나의 민주국가로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중동의 안보와 대테러전 참여 문제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이라크 파병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결정이 한미동맹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대답하면서 "한국은 이 문제를 주한미군의 재조정 문제와 결부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1일 "파병문제 검토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확신이 매우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확신할수 있는 더욱 안정된 대화국면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있다. 차 교수는 한국이 파병문제와 관련해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만일 한국이 이라크에 파병하지 않으면 많은 미국사람이 미사일 방어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지난해 12월의 반미시위 등의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에 협조하지 않은 점과 파병을 결부한다"면서 "결과적으로 한국에 대한 그림이 (본모습과는) 크게 다른 부정적인 모습이 그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한국이 지난 봄에 이라크에 파병한 사실을 기억하는 미국인도 별로 없다"면서 "한국이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다고 해도 미국인 중에서 그것을 알게 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한국 정부가 파병해도 한미관계에 별 효과가 없고 파병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점이 바로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또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결정은 빨리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은 이라크 파병을 민주국가로서 원칙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면서 "만일 파병을 하게되면 인명 피해 등의 결과를 감수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