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인 미국 존스 홉킨스 의대의 피터 애그리(54) 교수가 조지 부시 행정부의 테러 전쟁 이후 학문의 자유가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9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 등은 로이터통신 기사를 인용해 애그리 교수가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부당하게 박해를 받는 과학자 등 몇몇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상금의 일부를 기부된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애그리 교수는 이와 관련해 미국 텍사스주의 전염병 전문가 토머스 버틀러 박사가 체포돼 수갑을 차는 일을 보면서 많은 과학자가 혼란과 좌절을 느꼈다고 말했다. 버틀러 박사는 연구소에서 일부 전염병균 표본을 분실했다고 당국에 신고했는데 검찰은 그가 표본들을 탄자니아에서 불법 반입했으며, 처리와 관련해 연방수사국(FBI)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그 동안 많은 유명 학자들이, 테러 전쟁으로 생물학 무기를 이용한 테러에 대한 공포심이 증가하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당국의 과잉 대응으로 버틀러 박사가 희생양이 됐다고 변호하면서 그의 무죄 선고를 요청해 왔다. 한편 애그리 교수는, 1954년 노벨 화학상을 받고 1962년에는 핵무기 확산 반대활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리누스 파울링 씨가 자신에게 정신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파울링 씨는 역시 화학자였던 애그리 교수의 아버지의 친구였다. 애그리 교수는 자신이 고교 화학에서는 D학점을 받은 학생이라면서 자녀 4명중 3명이 대학에 다녀 노벨상 상금 가운데 상당액을 교육비로 쓰겠다고 말했다. 애그리교수는 "8일 새벽 5시30분 잠옷 차림으로 스웨덴 한림원이 전하는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농담처럼 들리지는 않았지만 인생이 전에 없이 혼란스럽게 느껴졌다"면서 "사람들이 우리 부엌에 오전 6시부터 다투어 갖다준 샴페인을 오늘 저녁까지는 마시지 않는 일이 당장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