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란의 여성 변호사 겸 인권운동가인 시린 에바디(56) 여사가 선정된 것은 이슬람 세계의 엄격한 율법하에서 유린되고있는 이란내 인권 상황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에바디 여사는 이란의 가장 저명한 인권운동가중 한 명으로, 일생의 대부분을여성과 어린이, 반체제 인사 등을 위한 인권 운동에 바쳐 이란내 이슬람 강경파들의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에바디 여사는 대학 졸업후 이란의 첫 여성 판사로 법원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나지난 79년 이슬람 혁명이후 변호사로 변신, 심각한 사회문제들에 대해 평화적이고민주적인 해법을 장려하면서 수 차례 투옥되기도 하는 등 인권운동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이런 에바디 여사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여성과 어린이의 인권 개선 노력에 있어서 엄격한 신정(神政)국가인 이란도 예외일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에바디 여사는 특히 이슬람의 엄격한 율법하에서 신음하고 있는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이란의 종교적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슬람 관습법인 샤리아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각색할 수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수상 이유를 밝히면서 "우리는 이란 국민이 역사상 처음으로 이란인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데 대해 기뻐하기를 바라며, 이 상이 이란과 이슬람 세계, 그리고 인권을 위한 투쟁에 격려와 지지가 필요한 모든 국가에서 인권과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격려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패튼 유럽연합(EU) 외교담당 집행위원의 대변인 엠마 우드윈은 "나는 그것이 이슬람 세계내 인권과 관련한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슬람과 인권은 결코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평화상 수상자 발표후 주요 외신들도 "에바디 여사가 이란 내부 강경파들에게있어 가시(thorn)같은 존재였다"면서 "이번 수상은 이란에게 있어 당황스러운 것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 BBC방송의 이란주재 특파원은 수상자 발표뒤 관련 소식이 전세계언론매체의 1면을 장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국영 TV는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올레 단볼트 마조에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는 인간적 가치와 자유를 향한투쟁, 여성과 아동의 인권을 위한 투쟁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메시지"라면서 "에바디의 수상이 이란내 인권 투쟁을 지원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