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계가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했다. 일본 정부는 10일 오전 임시각의를 열어 중의원을 해산키로 결정한데 이어 와다누키 다미스케(綿貫民輔) 중의원 의장이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해산을 선포했다. 중의원 해산은 지난 2000년 6월 이후 3년5개월만이다. 일본 정부는 오후 재차 임시각의를 열어 차기 중의원을 구성하기 위한 총선거를 11월 9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 시점에서 중의원을 해산한 것은 지난달 총재 재선의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 자민당 의석을 늘려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은 선거가 공고되는 28일부터 허용되지만 여야 각 정당은 이날부터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총선거의 초점은 자민당이 정원 480명의 중의원에서 단독 과반(241석) 의석을 확보하느냐 여부다. 자민당의 현재 의석은 당적을 갖지 않은 와다누키 중의원 의장을 포함해 245석이지만 2000년 선거에서 얻은 의석은 233석이다. 나머지는 무소속과 다른 당 의원 영입을 통해 불린 의석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의 단독 과반의석 확보 여부에 관계없이 공명당 및 보수신당과의 연립정권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자유당을 흡수, 중.참의원을 합해 204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함으로써 사실상의 양당체제를 구축한 민주당은 간 나오토(菅直人)대표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옛 자유당 대표의 투톱을 내세워 정권교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간사장은 "이번 선거는 자민당과 민주당 누가 정권에 어울리는 정당인지를 심판받는 선거"라면서 승패의 기준은 자민당의 단독과반의석 획득 여부라고 말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민주당 간 나오토 대표는 "오늘은 기념할만한 날이 될 것 같다"면서 "(고이즈미 총리에게) 야당 당수 자리를 선물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전국 300개 선거구에 약 1천명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80석은 비례대표 의석이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