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풀리지 않은 성추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액션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지난 7일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여성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의 엘리자베스 가렛 교수는 슈워제네거가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후보였다며 "캘리포니아주에서 공화당 후보가, 특히, 아널드처럼 각종 성추행 의혹에 시달린 사람이 이 정도의 지지를 얻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성추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슈워제네거의 여성 지지율이 떨어지지않자 연예지 데일리 버라이어티는 그를 '스캔들에 굴복하지 않는 터미네이터 (Teflon Terminator)'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뉴스전문채널 CNN 출구조사 결과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의 소환여부를 놓고 여성 유권자들의 51%가 찬성, 49%가 반대 의견을 보여 양측간의 큰 차이는 없었으나주지사 퇴출이 결정될 경우 그 뒤를 승계할 후보를 물든 질문에서는 대부분이 '터미네이터'에게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 결과 슈워제네거는 43%의 여성 지지율을 확보했다.
36%의 여성 지지율을 얻은 차점자인 크루스 부스타만테 부지사는 현재 직위에 머물게 된다 최근 잇달아 터지는 섹스 스캔들 때문에 슈워제네거가 많은 여성 유권자표를 잃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높은 지지율에 의아해 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최소 16명의 여성들이 슈워제네거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NBC방송 출구조사 결과 성추행 의혹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슈워제네거의 여성 지지율은 47%에서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슈워제네거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누구보다 그의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였다.
민주당의 정치명문 케네디가(家) 출신인 슈라이버는 NBC방송 앵커자리를 휴직하고 그의 남편의 선거 캠페인에 뛰어 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슈워제네거의 출마를 반대했으나 각종 섹스 스캔들이 언론에 보도되자 유세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슈라이버는 언론보도를 "저질스러운 저널리즘"에서 비롯된 "저질스러운 정치게임"이라고 비난하고 성추행 의혹은 어디까지나 "집안 문제"라며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였었다.

그는 앞서 지난주 공화당 지지 여성들에게 "아널드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거나 30년 전 단 5초간의 만남을 가진 그들의 말을 믿든지 나의 말을 믿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 "나는 내가 결혼한 사람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어떤 것에도굴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7일 선거 승리를 선언하면서 그의 아내에 대해 "가장 뛰어난 아내이자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파트너"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슈워제네거가 높은 여성 지지율을 얻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낙태 및 동성애 권리와 같은 사회적 현안에 처음부터 중도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점이다.

그러나 전례없는 압승에도 불구하고 그의 '여성문제'로 인해 슈워제네거의 앞길이 평탄해 보이지만은 않다.

미국 최대의 여성단체인 전국여성기구(NOW)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슈워제네거가 약속대로 성추행 의혹에 대한 해명을 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sl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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