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전개 과정에서 격화된 미국인들의 반불(反佛) 감정이 지난 3월 개전 당시보다 약화하긴 했지만 프랑스를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 RSCG는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인 약 31%가 여전히 프랑스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의 약 50%보다 상당히 낮아진 수치지만 양국간 갈등이 본격화하기이전인 지난해 조사에서 프랑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10~15%였던 점을 감안하면미국인들의 감정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같은 반불감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프랑스 상품 불매 운동은 큰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프랑스의 대미 수출액이 올 상반기 10% 감소하긴 했지만 이는 이라크전에서 미국의 혈맹 역할을 한 영국이 기록한 대미 수출액 감소폭보다 작다는 것. 보고서는 미국인 약 60%가 프랑스 상품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23%가 이를 실행에옮길 것으로 조사됐으나 실제 와인과 거위 간 요리 등 프랑스산 상품 판매량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프랑스 상품 불매운동이 성공하려면 상품이 완전한 프랑스산이어야 하고 미국내에 대체재가 충분해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불감정이 가장 센 미국인들은 동부에 거주하는 35세 이상의 고소득자들로 조사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파리 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