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 직후 이를 강력히비난한 한 바 있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6일 시리아가 유엔에 제출한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에 대해서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동을 순방 중인 슈뢰더 총리는 이날 파드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등과의 회담을 끝낸 뒤 연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시리아가 제안한 유엔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을것"이라며 "결의안의 내용이 균형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와 같은 형태의 결의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최종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해 내용이 수정될 경우 지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그는 지난 5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자살 폭탄테러는 물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무장단체 시설을 공습한 것 역시 용인할 수 없는 주권침해 행위라고 비난했었다. 이와 관련해 슈뢰더 총리는 6일 사우디 리야드의 상공회의소 연설과 기자회견을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위기 등 중동분쟁과 이라크 재건은 군사력이 아닌정치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서 테러라는 폭력과 싸우면서도 한편으론 테러의 원인을 퇴치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즉각 대화를 재개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유엔 등이 지원하는 `로드맵'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유엔 만이 모든 이라크인들을 대표하는 독립 정부 하에서 이라크가 신속히 재건되는데 필요한 것들을 보장해줄 수 있다"면서 미국이 제출한 수정 결의안역시 "개선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 정부나 독일에서 활동 중인 사우디 자선단체 등이 이슬람 극단주의단체들에 자금을 지원한 문제와 관련 양국 내무장관이 조만간 회동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슈뢰더 총리는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이에 대해 "베를린에서 종교적 선전을 일삼는 극단주의 단체"라고만 말한 채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이 앞으로는 사우디 내의 어떤 곳으로부터도 자금을 지원받지 못할 것임을 사우디 정부가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지난 8월 독일 주재 사우디 외교관과 일부 사우디인들이 알 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를 지원했으며, 특히 사우디 내각의 종교부가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독일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상공희소 연설에서 사우디 기업인들에게 독일에 대한 투자확대를 요청하면서 양국 간 무역일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 지도부의 정치적 투명성 강화를 촉구하면서 "독일과 유럽연합은개혁에 필요한 일들을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