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남자가 2년간 아파트에서 호랑이를 길러온 사실이 들통나는 바람에 체포됐다고 뉴욕지역 언론이 5일보도했다. 앤토닌 예이츠(37)라는 이 남자는 지난 1일 `애완용' 호랑이 `밍'이 아파트 안에서 고양이를 쫓아가는 것을 몸으로 막다 오른쪽 팔과 오른쪽 다리를 물린 뒤 가족들이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치료를 받았다. 예이츠는 담당의사에게 "핏불(투견의 일종)에 물렸다"고 말했으나 상처의 양상이 심상치 않음을 눈여겨 본 의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이에 따라 4일 오후 경찰이 이아파트에 긴급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 긴급구조반 요원은 아파트 7층 옥상에서 5층인 예이츠의 집까지 밧줄을 타고 내려와 수면제 주사총을 맞춰 몸무게 180㎏의 호랑이를 끌어낸 뒤 뉴욕시 동물구호소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에 놀란 인근 주민 수백명들이 놀라 뛰쳐나왔다. 예이츠의 아파트를 수색한 경찰은 길이 1m의 케이만(악어의 일종)도 발견했다. 경찰의 추적 끝에 필라델피아 병원에서 붙잡힌 예이츠는 무모한 행동으로 위험을 초래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예이츠의 누이는 "그가 동물을 사랑할 뿐이며 여기에는 아무 잘못도 없다"고 주장했다. 일간지 데일리 뉴스는 예이츠가 2년전 `밍'이 새끼였을 때부터 아파트에서 길러왔고 한때는 다른 호랑이와 새끼곰 몇마리, 독일산 경찰견 로트와일러 두마리, 독거미 타란툴라 등도 데리고 있었으나 지난 6월 가족들이 이사하면서 `밍'과 `앨'이라는 이름의 케이만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예이츠의 집에 호랑이가 살고 있다는 것은 이 아파트 단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며 아래층 주민은 호랑이 오줌이 천장에서 새어나오는 것을 참다못해 여러차례 시 당국에 신고까지 했으나 무시를 당했다고 데일리 뉴스는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