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소설가 존 맥스웰 쿠체(63)가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2일 쿠체는 그의 작품에서 "국외자의 놀라운 관여를 셀 수 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또 그의 소설은 "정교한 구성, 풍부한 대화, 그리고 날카로운 통찰력"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동시에 그는 사려깊게 의심하는 사람이며 서구 문명의 잔인한 합리주의와 위선적인 도덕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비판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한림원 종신위원인 호레이스 엥달은 "올해의 수상자 결정은 쉬웠다"고 말하고 "우리는 그의 문학에 대한 기여가 지속적인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며 쿠체의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남아공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91년 나딘 고디머가 수상한 데 이어 쿠체가 두번 째다. 노벨 문학상은 지난 8년간 연속 유럽 작가가 수상하는 등 최근 유럽 작가 편향을 보여왔다. 1980년 이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프리카 작가는 4명, 남미 3명, 미국 2명이며 아시아 작가는 1명 뿐이다. 지난 수년 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명돼온 쿠체는 지난 83년과 99년 두 차례나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4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난 쿠체는 네덜란드계 백인으로 그들의 언어인 아프리칸스어가 아닌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작품 활동을 했다. 컴퓨터 언어 분야의 박사학위를 소지한 쿠체는 문학 뿐만 아니라 언어학, 수학, 컴퓨터 프로그래밍에도 전문가적 식견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 텍사스에서 언어학을공부했으며 그 이후 한 때 영국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또 럭비와 검열문제 등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수 많은 논평과 에세이를 쓰는 등 소설 이외에도 다양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남아공 케이프대학 문학부 교수인 쿠체는 현재 안식년 휴가를 얻어 미국 시카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지인들은 그가 2년 전 남아공을 떠나 호주 애들레이드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가까운 친구와 동료들은 공식석상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쿠체가 그의 오랜 문학적 파트너이자 문학 평론가인 도로시 드라이버교수가 애들레이드 대학으로 옮기자 그를 따라 호주로 갔다고 전했다. 쿠체는 애들레이드 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의 노벨상 수상 작가인 고디머는 쿠체의 수상 소식을 듣고 "정말 기쁘다. 그는 나의 좋은 친구며 위대한 작가다. 내가 이 상을 받은 데 이어 그가 두번째로이 상을 탄 것은 남아공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쿠체의 주요 작품으로는 부커상 수상작인 `마이클 K의 삶과 세월'(1983), `추락'(1999)뿐 아니라 `더스크랜즈'(1974), `철기시대'(1990)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쿠체는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구스타프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상금으로 1천만크로네(약 15억원)를 받는다. (스톡홀름 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