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 8만9천여명이 내년 5월로 예정된 필리핀 대선 판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홍콩 주재 필리핀 총영사관은 2일 필리핀 정치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부재자 투표 등록을 마감한 결과, 8만8천677명이 부재자 투표인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홍콩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정부가 14만여명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필리핀 가정부들의 64%가 이번에 부재자 투표인 등록을 한 것이다. 부재자 투표인 등록을 마친 이들은 내년 5월10일 실시하는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 선거 판도에 상당히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이 특별한 선두주자없이 각축전 양상을 보인다면 해외에주재하는 부재자 투표인들의 한표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들은 "해외 근로자들은 비판적인 성향이 강해 무시할 수도 없다"면서 "이들은 내정보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정부들은 "선거운동이 불법인 부재자 투표 등록 과정부터 필리핀 정치인들이 홍콩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