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 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외국 노동자들이 미국 비자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노동자와 노조가 외국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할 것을요구하고 있으며 의회도 외국 노동자에 대한 비자발급 허용 한도를 축소할 움직임을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미국 고용주와 외국 기업들이 외국 노동자의 미국 취업을 위해사용해온 취업 비자 제도의 발급 허용 한도가 3분의 2나 감축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 건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 노동자에 대한 취업 비자 종류 중 하나인 `H-1B' 비자는 주로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전문직종의 외국인에게 최고 6년간 미국에서 취업을 허용하고 있다. 이 비자는 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등 첨단 기술 직종 종사자에게 발급돼 왔으나 최근에는 교사, 보건 업종 종사자들에게도 발급되고 있다. `L-1' 비자는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자주 이용하는 제도로 미국 기업의 외국 지사에 근무하던 경영진, 매니저, 숙련 노동자 등에게 미국에서 근무토록취업 비자를 내주는 것이다. 미국 노동자와 노조는 외국 노동자를 미국으로 취업시키는 이 같은 비자가 너무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이 비자를 이용해외국으로부터 값싼 노동력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자들의 이 같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의회는 H-1B 비자의 연간발급 허용 건수를 현재의 19만5천건에서 6만5천건으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또 H-1B 및 L-1 비자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데 엄격한 제한을 가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즉 미국 고용주들이 이 비자 제도를 이용하는 데 융통성을 부여하지 않고 미국에서 장기 취업하려는 외국 노동자들을 채용할 경우 데 더 큰부담을 지운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 하원은 L-1 비자의 연간 발급 허용 한도를 3만5천명으로 줄이는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31만4천명의 외국 노동자 및 가족들에게 L-1비자를 발급해 주었다. 이 같은 외국 노동자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민 전문 법률회사의 미첼 웩슬러는 "외국 노동자를 채용하는 기업은 미국 경제에 도움을 주고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하고 외국 노동자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웩슬러는 "외국 기업의 미국 내 영업에 엄격한 제한을 가할 경우 이들은 캐나다나 멕시코로 옮겨갈 것이며 이들 지역을 북미 시장 전진기지로 이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