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참전으로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30일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영국 남부 해변휴양도시 본머스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기조연설을 통해 당원들에게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분열을 뒤로 하고 `노동당 3기집권'이라는 역사적 과제 달성을 위해 다시 한 번 일치단결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날 약 50분간의 열정적인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 참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상처받았으며 분노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나의 결정을 공격하라. 그러나 내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고 또다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지를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는 국제사회를 분열시켰고 당과 나라, 가족과 친구들을 분열시켰지만 후세인 없는 이라크가 더 나은 나라임은 분명하다"며 "전쟁을 일으킨 우리는 이제 평화를 달성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또 당원과 유권자들의 신뢰회복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있음을 인정하면서 "나는 국민들이 정부의 실수는 용서할지라도 도전을 회피하는 비겁함은 용서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년 반을 집권한 우리는 지금 맞이한 환상적인 기회를 이용하거나상실할 기로에 서 있다"면서 "이는 시험의 시기이며 후퇴가 아니라 재생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노동당원들은 일련의 우파적 정책을 강력 반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3기 집권도전을 향한 단결을 촉구하는 블레어 총리에게 2분간의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연설내내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그는 "나는 단지 한 방향으로 갈 뿐이며 후진기어가 없다"고 말해 유로화 가입,민영병원 설립, 대학등록금 인상 등 일련의 개혁정책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시사했다. 블레어 총리는 특히 유로화 채택과 관련, 영국의 유로화 거부는 `미친 짓'이 될것이라면서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영국이 유럽의 운명이 결정될 때 유럽의 중심을떠나 변방에 머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노동조합 지도자들과 당원대표들은 "블레어 총리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한편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며 "당권도전을 받을 가능성은극히 희박해졌다"고 평가했다. 주말까지 계속되는 노동당 전당대회는 블레어 총리의 지지도가 집권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열려 블레어 총리의 지도력을 테스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