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체첸 대통령 선출을 위한 대선이 30일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군과 체첸 무장 세력간 유혈 충돌이 격화되고, 수도 그로즈니에서는 무장 괴한에 의한 여대생 납치에 항의하는 군중 시위가 열리는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체첸 무장 세력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의 고향인 알레로이에서는 이날 러시아군과 체첸군간 전투가 사흘째 이어져 양측에서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전투는 러시아군 행렬이 마을 앞을 지나는 순간 원격 조정 지뢰가 폭발하며 시작됐으며, 양측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투척하는 등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러시아군은 40여명으로 추정되는 체첸 무장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1천500여명의병력을 투입했으나 아직 완전한 진압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반군 13명을 사살한 반면 아군 피해는 3명 사망에 부상 4명에 불과하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체첸군측은 러시아군 6명을 사살하고 2명의 인명 손실을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 그로즈니에서는 대학 교수와 학생, 학부모 등 400여명이 무장 괴한에 의한여대생 납치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 군.경이 공중을 향해 발포하는 사태가빚어졌다. 시위대는 엘리나 가카예바(19)라는 대학생이 지난 26일 학교 안에서 군복을 입은 괴한들에게 납치된 것에 항의, "엘리나를 돌려달라" "군정 독재 종식"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엘리나는 납치 이후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시위대는 일단 군.경의 강경 진압에 밀려 해산했으나 러시아군과 친(親) 크렘린계 민병대의 잔학 행위에 대한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체첸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 세력이 10월 5일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무장 투쟁을 강화할 것으로 우려, 체첸 전역에 대한 경계를한층 강화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