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낳은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호를 광기에 빠뜨린 화주(火酒) 압생트가 1세기만에 해금된다. 스위스 상원은 24일 압생트의 품질을 유지하고 국내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를 합법화하기로 결의했다. 이 술의 위험이 다른 술보다 그다지 높지 않으며 환각물질의 농도는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상원의 입장. 압생트는 스위스의 발 드 트라베르가 본고장으로, 지난 1908년 한 공장 노동자가 압생트를 마시고 처자를 죽인 사건이 계기가 돼 판매가 불법화됐지만 매년 1만5천ℓ정도가 은밀히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력한 환각작용으로 악명높은 이 술은 제1차 세계대전 무렵에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에서 금지됐으나 체코와 스페인에서는 계속 생산됐고 지난 1981년 유럽공동체(EC)가 합법화 결정을 내리면서 상당수 유럽 국가들에서 생산이 재개된 상태. 쑥을 주재료로 몇가지 약초를 혼합, 알코올에 담가 만드는 압생트는 18세기에 앙리 루이 페르노에 의해 첫 선을 보였으며 특히 예술의 도시인 프랑스의 파리에서 시인과 소설가, 화가들 사이에서 영감을 불러준다는 이유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에밀 졸라와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사코가 압생트를 사랑한 대표적 인물들. 고호는 이 술 때문에 자신의 귀를 잘랐고 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압생트가 주는 취기야말로 "가장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옷'이라고 예찬했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