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6일(현지시간) "유엔안보리에서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나오는 결의는 다국적 군을 구성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따라서 이것은 유엔군이라기 보다는 안보리 결의에 의한다국적 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방미중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이라크 추가파병을 요청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10월에 열리는 유엔총회를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안보리 4개 상임이사국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고 박 진(朴 振)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 최 대표는 "전진배치된 부대를 후방으로 옮기는2단계 재배치가 성급하게 진행될 경우 우리 국민에게 심리적 불안요인을 가져다 줄수 있고 북한이 이를 오판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가 성공적으로 성과를 내고 해결될 때까지 2단계 재배치는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미티지 부장관은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전쟁수행 능력과 억지력에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용산기지 이전은 수도 서울에 배치된 미군기지를 옮긴다는 점에서 반미감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그러나 최 대표의 우려사항은중요한 내용으로 이 점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한국내 반미감정은 미국에서 보는 것 보다는 훨씬 덜하다"고 전하면서 "한국의 미국에 대한 지지와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아미티지 부장관은 "한미동맹 지지에 대해 감사하며 반미감정은 미국도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어 북미 관계정상화 문제에 대해 "핵문제가 우선 처리돼야할 중요사항이지만 통상병력, 미사일 개발, 인권, 마약, 위조지폐 문제 등을 해결해야 관계정상화가 가능하다"며 "북한의 협박전술이나 공갈에 미국은 절대 양보하지않을것이며, 한미, 미일, 미중, 미러간 이간전략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또 "햇볕정책을 과거정부가 추진한 데는 이유와 논리가 있었겠지만 그 정책의 성공여부를 북한의 손에 맡겨지는 결과가 된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어 베이징(北京)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였던 제임스 켈리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만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긴밀한 한미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켈리 차관보는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 조건으로 ▲80년대말 생산된 플루토늄 ▲폐연료봉 재처리 ▲농축우라늄 생산 ▲원자로 가동을 이용한 플루토늄 생산 등 4가지 문제를 제시하면서 "6자회담이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6자회담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며 시간은 북한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켈리 차관보는 박 진 대변인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국경배치에 관한 견해를 묻자" "실제보다 조금 과장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북한에 대한 압력일수도 있고 인센티브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진상을 파악해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최 대표는 아미티지 부장관에게 "정보유출죄로 복역중인 로버트 김은 비록미국 시민이지만 한국에서도 대단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로버트 김의 가석방 등 선처에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문병훈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