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4일 슬로바키아 방문 일정을 마친 가운데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해외 순방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교황은 지난 11일 재위 기간 102번째 방문국인 슬로바키아를 찾아,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소화해냈으나 파킨슨병과 무릎 관절염 등으로 인한 거동의 불편함에 의사소통의 어려움마저 나타내 주위의 우려를 샀다. 교황은 슬로바키아 방문 마지막날인 14일 20만여명의 신도들이 운집한 가운데페트로잘카 주택구역에서 거행된 미사를 집전했다. 그러나 미사 내내 분명치않은 발음과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신도들의 우려를 자아냈으며 결국 다른 주교에 자리를 넘겨주고 미사를 마쳤다. 교황은 지난 11일 슬로바키아 방문 첫날에도 도착 성명을 끝까지 낭독하지 못하고 요세프 톰코 추기경을 통해 성명 낭독을 대신해 건강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해외 순방에 나선 교황이 도착 성명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은 이번 슬로바키아가 처음이었다. 호아킨 나바로-발스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의 건강상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신체적 제약을 자신의 직무수행 방식과 조화시켰다는 점이 감명깊다. (교황의건강 문제가) 그의 직무수행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바로-발스 대변인은 슬로바키아 방문이 교황의 마지막 해외 순방이 될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방문이 (교황 재위기간 중) 마지막 해외 순방이 되리라고 말하기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브라티슬라바 A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