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독일 정부의 이라크전 반대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이후 처음으로양자 회담을 갖는다. 독일 공영 ARD방송은 슈뢰더 총리와 부시 대통령이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오는 23일 15개월 만에 만나 정상회담을 갖기로 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표간의 전화통화를 통해 12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슈뢰더-부시 회담에 대해 아직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으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부시 대통령이 유엔을 방문하는 중에 슈뢰더 총리와 회담할 것임을 비공식적으로 확인해줬다고 ARD 방송은 전했다. 이와 관련, 이날 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23-24일 열리는 유엔 총회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코피 아난 사무총장 및 각국 지도자들과 뉴욕에서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회동 상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양국이 정상회담을 합의하기 수 시간 전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ARD방송과 한 회견에서 "모든 나라가 이라크 문제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를 스스로결정해야 한다"면서 독일군의 이라크 파병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따라 이라크 정책과 관련한 미국과의외교부담에서 벗어났으며, 23일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로 인한 부담이 약해진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독-미 관계는 슈뢰더 총리의 이라크전 반대 입장으로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으며, 이라크전 종전 이후 독일 측의 잇따른 냉각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이를 외면해왔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