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한 사회복지단체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던 '장애인 섹스 서비스'가 무산됐다. 13일 스위스 언론에 따르면 스위스의 '프로 인피르미스(Pro Infirmis)' 취리히 지부는 지난 8월말까지 봉사자 12명을 선발, 교육을 시킨 뒤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후원자들의 모금이 급감하는 바람에 이를 취소키로 했다는 것. 프로 인피르미스측의 한 관계자는 당초 지난 4월 사업취지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언론보도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나 그 후 후원자들의 반응은 아주 나빴다면서 지난해에 비해 모금액이 40만 프랑(미화 28만 달러)이나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게 된데 대해 "섹스 문제에 관한 한 자유롭고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사회지만 장애인을 위한 섹스라는 다소 금기시된 문제에 대해서는 태도가 변한다는 점에서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에 대한 섹스 봉사는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 프로 인피르미스측의 얘기다. 프로 인피르미스측은 실제 사업 재원은 3-4만 프랑 밖에 안되며 섹스 서비스의 재원도 후원금이 아닌 별도 사업기금에서 충당되는데도 후원자들에게는 이런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우리 단체의 사회복지 활동 전반을 위협한다면 분명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를 떠맡을 독립적인 단체를 물색 중에 있어 사업 자체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분야의 선구자로 프로 인피르미스측에 조언을 제공하던 네덜란드의 니나 드브리스는 "설문조사에서는 80% 가량의 지지를 얻었지만 나이 많은 후원자들에게는 문젯거리가 된 것 같다"며 유감을 표시했다고 스위스 언론은 전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