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대북한 유화파로 통하는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외무성 심의관의 자택 주차장에 폭발물이 설치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인 이시하라 지사는 10일 자민당 총재경선에 나선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후보를 위한 지원연설에서 이같은 폭언을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미스터 X(다나카 심의관의 대북한 비공식 채널)와 교섭한다고 하는데, 그 쪽(북한)이 하자는 대로 하는 꼴이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상황증거로 말하면 일본인 150명이 (북한에 의해) 납치되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아무도 대부분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자신의 발언이 문제화되자 11일 가두 연설에서는 "폭발물을 설치하는 것이 나쁜 일이라는 것은 정해진 것"이라고 한발짝 물러났으나, "그가(다나카 심의관) 그런 일을 당해야 하는 당연한 경위가 있지 않겠느냐"고 강변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정치권과 외무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그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를 방문중인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은 "부당한 발언인 만큼 엄중항의한다"면서 "정부는 일체가 되어 북한에 대응하고 있지, 어느 특정의 개인이 독자적으로 멋대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9일 다나카 심의관의 도쿄 시내 자택에서 폭발물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나카 심의관은 아시아.대양주국장으로 재직하던 작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대북 창구역을 맡았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